법무법인(유) 화우

국가인권위, 국민연금 책임투자 정책에 ‘인권실사’ 강화 권고

  • 뉴스레터
  • 2026.04.17

국가인권위원회(이하 '국가인권위')가 지난 4월 13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국민연금기금의 책임투자 정책에 인권 요소를 강화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이번 권고 내용의 핵심은 ① ESG 통합 전략에서 인권실사 이행 여부 등 절차 기반 인권실사 평가지표를 도입하고 국내외 투자·위탁 운용 전반에 일관되게 적용할 것, ② 주주권 행사의 중점관리사안에 인권을 추가하고, 기업과의 대화 이후에도 개선이 없으면 투자제한으로 연계할 것, ③ 책임투자 의사결정 구조에 인권·환경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것 등입니다.

 

국가인권위의 이번 권고는 자체적인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권고 내용을 수용하여 「국민연금기금 운용지침」 및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등 관련 규정에 반영할 경우, 국민연금이 투자하는 국내 상장사 전반에 걸쳐 인권실사 체계 구축, 공급망 인권 리스크 관리, 인권경영 정책 공시 등의 요건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국내 ESG 공시 의무화, EU CSDDD(기업지속가능성실사지침), 국내 기업인권·환경 실사법 제정 논의 등과도 맞물려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1. 권고에 따른 기업 대응 방안 요약

2. 권고 배경 및 주요 내용

3. 핵심 권고 사항

4. 기업 대응 방안


 

1. 권고에 따른 기업 대응 방안 요약

 

[인권실사체계 강화 관련 기업 대응 과제]

 

 

 

2. 권고 배경 및 주요 내용

 

[국가인권위 권고 주요 내용(’26.4.13)]

 

 

국민연금기금은 「국민연금법」에 따라 1988년 설치된 국내 최대 연기금으로, 보건복지부가 관리·운용을 관장하되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실제 운용 업무를 위탁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법」 제102조 제4항은 국민연금기금 운용 시 투자대상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국가인권위는 「국가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인권에 관한 법령·제도·정책·관행의 조사·연구 및 개선 권고) 및 제25조 제1항(정책과 관행의 개선 또는 시정권고)에 따라 국민연금기금의 책임투자에서 인권이 적절히 다루어지고 있는지를 직권으로 검토하였습니다. 검토 과정에서 「대한민국헌법」, 「국민연금법」을 판단 기준으로,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UNGP), 유엔 책임투자원칙(UN PRI), OECD 다국적기업 기업책임경영 가이드라인 등 국제기준을 참고 기준으로 삼아 현행 제도의 미흡 사항을 도출하였으며, 2026년 2월 26일 국가인권위 상임위원회 의결을 거쳐 금번 권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번 국가인권위 권고의 법적 성격을 보면, 「국가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에 따른 정책 권고로서 그 자체에 법적 구속력은 없습니다. 다만 피권고기관인 보건복지부는 국가인권위의 권고사항을 존중하고 이행하기 위하여 노력할 의무가 있으며, 국가인권위도 향후 책임투자 정책에 인권요소가 실질적으로 반영되는지 지속 점검하겠다고 밝혀 일회성 조치가 아닌 지속적 모니터링이 예고되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서 국가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할 경우「국민연금기금 운용지침」,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 「국민연금법 시행령」 등의 개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핵심 권고 사항

 

가.  ESG 평가지표를 성과 중심에서 절차 기반 지표로 전환

 

국민연금공단은 자체 ESG 평가를 통해 상장사를 6등급(AA~D)으로 분류하고, 하위 등급 기업에 대해 추가 투자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ESG 통합 전략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행 평가지표 61개 중 인권 관련 항목은 '가족 친화 문화', '여성·장애인 고용', '노사문화 우수기업' 등 결과 지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국가인권위는 이러한 지표로는 기업이 인권 위험을 사전에 식별, 예방, 관리하기 위한 체계와 절차를 갖추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국가인권위가 요구하는 '절차 기반 지표'란, 국제기준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기업의 인권보호체계 전반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이사회 승인 인권정책(UNGP 원칙 16), 인권실사 프로세스(UNGP 원칙 17~21), 고충처리 메커니즘(UNGP 원칙 29), 부정적 영향의 시정·구제 절차(GRI 2-25)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EU CSDDD(지속가능성실사지침)에서도 이러한 절차를 법적 의무로 전환하고 있는 글로벌 인권 규제 트렌드를 고려하면, 국민연금공단의 평가체계도 이에 맞춰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국가인권위의 판단입니다.

 

또한, 현행 ESG 평가는 국내 주식·채권 직접운용(약 106조 원, 책임투자 중 15%)에만 적용되고 위탁운용과 해외 직접·위탁운용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의 금융투자 규모 1,212조 원 중 709조 원(58.5%)이 책임투자로 분류되지만, 정작 국민연금공단 자체 ESG 평가가 적용되는 비율은 책임투자 규모 대비 15%에 불과한 것입니다. 국가인권위는 이러한 적용 범위의 한계를 지적하며, 위탁 운용에서도 국민연금공단의 인권 강화 ESG 통합 전략이 일관되게 반영되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나.  주주권 행사 확대 및 투자제한 전략과 연계

 

주주권 행사의 대상이 되는 사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국민연금공단이 사전에 선정한 주요 리스크 항목인 '중점관리사안'이고, 다른 하나는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예상하지 못한 우려 사안'으로, 두 경우 모두 국민연금공단은 해당 기업과 비공개 대화를 통해 개선을 유도합니다. 2023년에 기후변화와 산업안전이 중점관리사안에 새로 추가되었으나, 공급망 내 강제노동이나 차별, 해외사업장에서의 인권침해 등 보다 광범위한 인권 리스크는 어느 쪽에도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국가인권위는 이번에 이 점을 지적하면서, 중점관리사안에 '인권 관련 위험·관리'를 명시적으로 추가하고, 예상하지 못한 우려 사안 선정 시에도 인권 리스크를 적극 고려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또한 연간 100여 건 수준에 머물러 있는 기업 대화의 양적 확대를 위해 국민연금공단의 관련 인력·예산 확충도 함께 권고하였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기업과의 대화'와 '투자제한'의 연계입니다. 현행 투자제한 전략은 석탄 채굴·발전이라는 특정 산업에만 적용되며, 5년간 비공개 대화 후 해외자산은 2025년부터, 국내자산은 2030년부터 시행하는 구조여서 기업과의 대화와 투자제한이 상호 연계되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국가인권위는 기업과의 대화를 하였음에도 인권침해 행위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산업을 불문하고 투자제한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하고, 대화 기간 및 유예 기간도 재검토하여 시의성을 확보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다.  책임투자 의사결정 구조의 전문성 보강

 

국민연금기금 운용에 관한 주요 정책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인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고, 그 산하에 투자정책, 수탁자책임, 위험관리·성과보상 등 3개 전문위원회가 설치되어 실무적 검토를 담당합니다. 이 중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주주권 행사와 투자제한 등 책임투자의 핵심 사안을 다루는 기구입니다. 그런데 현행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80조의3 제2항 제1호는 이러한 전문위원회 위원의 자격 요건을 '금융, 경제, 자산운용, 법률 또는 연금제도 분야에서 5년 이상 종사한 사람'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즉, 인권이나 환경 분야의 전문가는 이 자격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책임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책임투자의 핵심이 ESG 요소의 반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사회(S)' 영역의 핵심인 인권과 '환경(E)' 분야의 전문가가 제도적으로 배제되어 있는 것입니다. 국가인권위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면서, 동 시행령 조항의 '관계 전문가' 정의에 인권·환경 분야를 명시하여, 해당 분야 전문가가 기금운용위원회, 실무평가위원회 및 각 기금운용전문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4. 기업 대응 방안

 

이번 국가인권위의 권고는 앞서 언급한대로 그 자체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책 권고입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가 이행 여부를 지속 점검하겠다고 공언한 점, 「국민연금법」 제102조 제4항에 ESG 요소 반영이 명시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권고를 상당 부분 수용하여 관련 규정을 개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ESG 평가지표 개편, 중점관리사안에 인권 항목 추가 등은 기존 제도 내에서 비교적 신속히 반영될 수 있는 사항입니다.

 

또한, 이번 권고의 방향은 글로벌 인권 규제 방향과도 일치합니다. EU CSDDD는 공급망 인권·환경 실사를 법적 의무로 전환하고 있고, UNGP·OECD 가이드라인은 인권실사를 국제적 행동 기준으로 확립하였습니다. 국제 규제 환경 자체가 기업의 인권실사 체계를 강화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으므로, 기업들은 관련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다음과 같은 선제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첫째, 인권경영 거버넌스를 정비해야 합니다. 이사회 승인 인권경영 정책을 수립·공표하고, 인권 리스크에 대한 경영진 보고 체계와 전담 조직을 구축해야 합니다.

 

둘째, 인권실사(HRDD) 체계를 설계·운영해야 합니다. 본사·종속기업·공급망을 포괄하는 인권 리스크 평가를 실시하고, 고충처리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합니다. 고위험 공급망에 대한 협력사 행동규범 수립과 모니터링이 우선 과제이며, EU CSDDD 적용 기업이라면 동 지침과 통합 설계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셋째,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투자 활동에 대한 대응을 준비해야 합니다. 자사의 ESG 등급과 인권 관련 평가 항목을 사전 점검하고, '중점관리사안' 선정 가능성을 분석해 두어야 합니다. 국민연금공단의 평가지표 개정 동향 모니터링과 '기업과의 대화'에 대비한 내부 대응 프로토콜 수립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복수 규제에 대한 통합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국민연금 권고, ESG 공시 로드맵, EU CSDDD 역외적용 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므로, 인권실사 데이터와 공시 데이터의 정합성을 확보하고 규제 간 Gap 분석을 통해 중복 대응을 방지해야 합니다.

 

화우 ESG센터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 영역에 걸친 자문을 제공하는 통합 자문 조직으로서, 기업의 인권경영 정책 수립, 인권실사(HRDD) 체계 설계, 공급망 실사 대응, 지속가능경영 공시(GRI·IFRS S1/S2·국내 ESG 공시), EU CSDDD 등 해외 규제 대응,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활동 대응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연금의 '기업과의 대화'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에 대한 대응 자문, 중점관리사안·예상하지 못한 우려 사안 관련 법률 검토, 투자제한 리스크 평가 등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활동에 대한 실무적 대응 경험을 축적해 왔습니다. 본 뉴스레터와 관련하여 추가 자문이 필요하신 경우 아래 연락처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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