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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 안정성과 혁신의 균형을 향한 선도적 입법 모델
- 뉴스레터
- 2026.05.06
일본 금융청(FSA)이 법정통화 연동형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포괄적 규제 체계를 자금결제법(PSA) 개정을 통해 정립하며, 글로벌 디지털 자산 규제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금융 시스템 안정성, 이용자 보호, 자금세탁방지라는 3대 핵심 목표를 바탕으로 은행·자금이동업자·신탁회사의 세 발행 주체별 세분화된 규제 요건을 마련하였으며, 업계와의 긴밀한 대화를 통해 무허가 퍼블릭 블록체인 상의 유통도 조건부 허용하는 유연성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미쓰비시UFJ·미쓰이스미토모·미즈호 등 3대 메가뱅크를 위시한 전통 금융권이 스테이블코인을 미래 금융 인프라로 적극 수용하는 가운데, 해당 입법 모델은 디지털 자산 규제를 준비 중인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습니다.
1. 배경: 일본 금융청의 규제 철학과 입법 목표
2. 자금결제법(PSA)상 주요 규제 내용
3. 발행 주체별 구체적 요건 비교
4. 스테이블코인 발행 현황: 실무 사례
5. 기존 금융권 및 결제 사업자의 전략적 대응
6. 시사점
1. 배경: 일본 금융청의 규제 철학과 입법 목표
스테이블코인이란 법정통화 또는 자산 가치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디지털 자산으로, 비트코인 등 기존 암호화폐와 달리 가격 변동성이 낮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나 2022년 테라-루나 붕괴 사태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USDC 일시 디페깅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법정통화 연동형 스테이블코인도 대규모 인출 사태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 전 세계 규제 당국의 경각심을 높였습니다.
일본 금융청은 이러한 위험성을 일찍이 인식하고,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있어 다음 3대 핵심 목표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였습니다.
• 금융 시스템 안정성: 코인런에 대비한 준비자산 보전 및 액면가 상환 보장
• 이용자 보호: 발행자 파산 등 비상 상황에서도 이용자 자산이 온전히 환급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
•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조달 방지(AML/CFT): 강력한 고객확인의무 및 트래블룰 준수 체계 구축
또한, 무허가 퍼블릭 블록체인(Permissionless blockchain)상의 스테이블코인 유통을 초기에는 사실상 금지할 우려도 있었으나, 금융청은 업계와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AML/CFT 요건 및 권리 이전 규칙 명확화를 조건으로 이를 허용하는 유연한 입장을 취함으로써 규제와 혁신의 균형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2. 자금결제법(PSA)상 주요 규제 내용
일본은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법적 근거를 기존 자금결제법(PSA) 개정을 통해 마련하였습니다. 비트코인 등 기존 암호화폐와 별도로, 법정통화와 연동되어 발행되고 액면가 상환을 약속하는 코인을 '전자결제수단(Electronic Payment Instruments)'으로 명확히 정의하여 별도의 규제 체계를 적용합니다.
가. 중개업자(EPISP) 신설 및 등록 의무화
스테이블코인의 매매·교환·관리를 대행하는 중개자는 금융청에 '전자결제수단등 거래업자(Electronic Payment Instruments Service Provider, EPISP)'로 반드시 등록해야 합니다. 이들에게는 다음의 의무가 부과됩니다.
• 발행자와의 손실 배상 책임 분담 계약 체결 (발행자 파산 또는 시스템 장애 발생 시)
• 고객 자산의 엄격한 분리 보관 의무
• AML/CFT 관련 의무 이행 확인
나.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 취급 요건
USDC, USDT 등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을 일본 내에서 유통하려는 중개업자는 해당 해외 발행자가 본국에서 일본과 동등한 수준의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지, 그리고 준비자산에 대한 적절한 감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다. 트래블룰(Travel Rule) 준수 의무
모든 스테이블코인 거래에서 송·수신자 정보를 파악하고 관련 정보를 상대방 기관에 전달하는 트래블룰 준수가 의무화됩니다. 이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 사항을 법제화한 것으로 익명성을 이용한 범죄 자금 이동을 원천 차단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3. 발행 주체별 구체적 요건 비교
일본 금융청 규제 프레임워크에 따라, 법정통화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은 이용자 보호를 위해 은행, 자금이동업자, 신탁회사 세 주체만 발행할 수 있으며, 주체별 세부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 은행
은행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예금 형태로 발행되며, 보유자는 일반 예금자와 동일하게 예금보험의 보호를 받습니다. 그러나 현행 예금보험 제도와의 정합성 문제 및 명시적 규정의 부재로 인해, 신탁 업무를 거치지 않은 은행의 직접 발행은 당분간 실무적으로 매우 곤란한 상황입니다.
나. 자금이동업자
자금이동업자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은 '미지급 채무에 대한 청구권' 형태로 발행됩니다. 이용자의 상환 요구에 즉각 응할 수 있도록 ① 공탁소 금전 공탁, ② 은행 보증 취득, ③ 은행 예금 및 국채 등 안전 자산으로의 신탁 중 하나의 방법으로 전액 보전이 의무화됩니다. 자금결제법상 1회 송금 한도가 100만 엔으로 제한되며, 제1종 사업자는 자금 체류 시간 제한으로 사실상 발행이 불가능하여 주로 제2종 자금이동업자가 발행 주체가 됩니다.
다. 신탁회사
신탁회사가 발행하는 '특정신탁수익권' 방식은 현재 일본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유형입니다. 이용자로부터 수탁받은 신탁 자산(법정통화)을 은행 요구불예금 형태로 100% 보관해야 하므로, 이용자 자산의 타 유가증권 운용이 원천 차단됩니다. '특정자금이동업' 신고를 통해 발행이 가능하여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100만 엔을 초과하는 금액을 업으로 이동시키는 경우에는 내각총리대신의 별도 인가가 요구됩니다.
4. 스테이블코인 발행 현황: 실무 사례
규제 프레임워크가 정착됨에 따라 일본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프로젝트가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가. 메가뱅크 주도 신탁형 스테이블코인 — 프로그마(Progmat) 플랫폼
미쓰비시UFJ(MUFG), 미쓰이스미토모(SMBC), 미즈호 등 3대 메가뱅크는 안정성과 유연성이 가장 높은 신탁형 스테이블코인 방식으로 엔화 스테이블코인 공동 발행을 추진 중입니다. MUFG가 주도하는 프로그마(Progmat) 플랫폼은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 재팬 등과 협력하여 멀티체인 기반의 법정통화 연동 코인 발행을 검토하고 있으며, B2B 고액 결제 및 증권형 토큰(STO) 결제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나. 자금이동업자 기반 — JPYC
JPYC는 제2종 자금이동업자 라이선스를 활용하여 1회 100만 엔 한도의 규제를 적용받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국경 간(Cross-border) 결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어, 해외 이용자와의 연계 가능성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 은행 예금 기반 — 토치카(Tochika)
북국은행(Hokkoku Bank)은 예금 기반의 디지털 통화인 '토치카(Tochika)'를 발행하여, 지역 내 가맹점에서 앱과 연동한 저비용 오프라인 결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역 밀착형 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지역 경제 생태계를 강화하는 사례로서 일본 내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5. 기존 금융권 및 결제 사업자의 전략적 대응
주목할 점은 일본의 전통 금융사 및 결제 사업자들이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체계에 대한 위협이 아닌, 미래 금융 인프라로 적극 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 메가뱅크 및 지역 은행: B2B 고액 송금, 증권형 토큰(STO) 결제, 국경 간 무역 금융 등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제공하는 '24시간 즉시 정산'과 '수수료 절감' 효과를 선점하기 위해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 대형 핀테크 금융사: SBI VC Trade 등은 일본 최초의 중개업자(EPISP) 등록 자격을 취득하여 USDC 등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을 국내 법망 안에서 유통하는 시장 주도권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결제 수수료 혁신, 자본 유동성 극대화, 실시간 국경 간 정산 등의 실질적 편익이 전통 금융권의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일본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는 규제 당국과 산업계 간의 긴밀한 협력을 기반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6. 시사점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국내 기업들도 법적 리스크 관리와 기술 혁신을 균형 있게 추진하는 전략적 접근을 통해 디지털 금융 시대의 새로운 기회를 선점해야 할 때입니다.
일본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는 디지털 자산 법제화를 진행 중인 우리나라에 다음과 같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①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에 관한 논의 참고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을 구상하는 기업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사례를 참고하여 스테이블코인 사업모델 및 예상규제를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향후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과정에서 발행주체에 관한 논의에서 일본 사례는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② AML/CFT 및 트래블룰 대응 체계 구축
트래블룰 준수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 거래 상대방 기관과의 정보 공유 프로토콜, 시스템 간 호환성 확보, 그리고 임직원 교육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요구합니다. 일본 당국이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 취급 시 발행자의 본국 라이선스 동등성 확인을 중개업자에게 의무화하고 있는 만큼, USDC·USDT 등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유통을 검토하는 기업은 이에 상응하는 내부 심사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합니다.
③ 한국 규제 동향과의 연계 모니터링
트럼프 2기 행정부가 CBDC를 금지하고 스테이블코인 육성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한 것을 계기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급속도로 재편될 전망입니다. 한국에서도 디지털 자산 관련 법제 논의가 진행 중인 바, 일본 자금결제법 개정 사례를 참조 모델로 활용하는 동시에, 향후 국내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 상황을 면밀히 추적하여 선제적인 대응 방안을 수립하여야 할 것입니다.
④ 협업 및 파트너십의 중요성
일본 사례가 보여주듯, 대형 은행과 핀테크 스타트업, 글로벌 발행사와 국내 중개업자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형성의 핵심 동인입니다. 단독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기보다는 허가를 보유한 발행·중개 주체와의 협업 구조를 조기에 구축하는 것이 시장 선점에 유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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